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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마인드 육아일기/부모마음 아이마음

책을 사랑하는 아이

by Joyfully 2020. 6. 12.

바다군과 가람양이 어렸을 때 가장 신경을 썼던 부분이 독서교육 이었다. 태교부터 몸조리 하던 때에도 책을 읽어주려고 노력했고, 한달에 10만원 정도는 늘 책을 사는데 사용했다. 사실 더 사고 싶었지만 꾹  참았다. 모두 잠든 새벽에 아이들이 좋아하고 꼭 필요한 책을 잘 볼 수 있는 위치에 두려고 책장 정리를 하기도 했다.

 

 

좁은 집에 책이 너무 많다고 투덜거리기는 커녕 온 집을 책으로 가득 채워보자고 얘기해 주던 남편이 고마웠다. 덕분에 우리동네에서 우리집만큼 책이 많은 집은 거의 없었고, 우리집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신기해 하기도 했다. 낮잠 시간과 밤에 잠들기전에 책읽는 것은 일상이었고 좋아하는 책은 몇번이고 반복해서 읽었다.

도서관은 항상 설레는 곳이다.

주위에 마땅히 갈 도서관이 없어서 주말에는 차를 타고 도서관을 방문했다. 도서관에서 굳이 책을 보지 않더라도 도서관과 책에 대한 친숙함을 느끼게 해 주고 싶었다. 그러다 마음에 드는 아이의 인생책 하나라도 발견한다면 그것으로 족했다.

 

도서관은 언제나 반짝이는 보물을 감추어 두고 있으니 아이들은 그것을 찾아나서는 놀이를 즐겁게 하길 바랬다. 그래서 인지 아이들은 책을 좋아하고 글쓰기를 두려워 하지 않았다. 따로 글쓰기 훈련을 하지 않았지만 쓰느데 두려움을 갖진 않는 것 같다.

 

바다군이 고등학교에 다닐 때는 비교과 활동에서 수많은 글쓰기를 하고 각종 글쓰기대회 에서도 스스로 욕심을 가지고 도전하기도 했다. 이젠 고등학생, 대학생이 된 아이들이 스스로 도서관을 이용하는 모습을 보면 흐뭇하다.

 


                               독서에 대한 나름의 목표가 있었다면 '책을 사랑하는 아이' 였다.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참으로 철없는 엄마 같을 때가 있다. 우리 엄마는 항상 커다란 산처럼 버텨주는, 언제나 기댈 수 있는 엄마 였고 지금도 그렇다. 엄마가 되고 나서 그런 엄마가 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 인지 알게 되었다. 신경써야 할 무수한 일들과 결정 내려야 하는 크고 작은 일은 끊임없이 생긴다.

 

항상 현명한 판단을 할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엄마라면 어땠을까를 생각하게 된다. 아직까지도... 그래서 생각한 것이 책이었다. 어른이 되어서도 무언가를 결정하고 조언을 구해야 하는 상황이 왔을 때, 나의 짧은 소견이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느낄 때 '책'을 찾길 바랬다.

 

책 속에서 길을 찾고 평생 책과 함께 하는 삶을 살길 바라는 마음 이었다. 책을 사랑하는 마음이 생기게 하는 것이 나의 목표였다. 힘들거나 조언을 구할 누군가가 필요할때 인생을 먼저 살았던 사람들의 영혼을 갈아쓴 책을 읽는 다는 것은 훌륭한 조언을 듣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바다군의 초등학교때 작품을 보면서 목표에 절반쯤은 도달했다고 생각했다.

 책의 힘은 대단한 것 같다. 책을 읽고 내용을 습득하는 것 외에 우리의 이야기 그 자체 이다.  우리집에는 여전히 많은 책들이 책꽂이에 있고 책에 대한 기억은 수많은 책 만큼이나 다양하다.

 

어떤 책을 살까하는 결정을 위해 보냈던 시간, 아이에게 새책을 보여줄때의 기쁨, 함께 책을 읽으며 잠들었던 날들. 아이가 자라서 책을 어디론가 보내야 할만큼 시간이 흘렀지만 이런 아련함이 발목을 잡는다. 마치 인격을 가진 존재감으로 다가와 외면할 수가 없는 것이다.

 

 

책갈피 한장 한장 속에 우리의 기억들이 고스란히 녹아 들어서 가여운 느낌마저 든다. 그래서 아직도 수많은 책들과 함께하고 있다. 오래된 책향기를 가득 머금은 우리집은 내눈엔 그 어떤 명품 가구를 가진 집  보다 고풍스럽고 세련된 느낌이다. 우리 아이들도 자신의 집을 책으로 가득채우는 즐거움을 느꼈으면 좋겠다.

 

독서는 힘이다.

 

  아무리 힘들어도 책값은 아끼지 않았던 내가 읽고 싶은 책이 너무 많아서 핸드폰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많은 책을 읽진 않았지만 간편하고 경제적이며 다양한 책을 양껏 읽을 수 있다는 것은 분명 장점이다. 하지만 아날로그에서 느껴지는 맛이 아쉬울 때가 있다.

 

핸드폰으로 책을 읽다가 꼭 소장하고 싶은 책은 구입하면 두 가지의 장점을 다 이용할 수 있다.  어쨌거나 책을 쉽게 읽을 수 있는 환경이 된다는 것은 뭔가 여유가 생긴 느낌이다. 언제나 책과 함께하고 책 속에서 길을 찾을 수 있다는 여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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