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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마인드 육아일기/부모마음 아이마음

학교를 자퇴하고 싶은 너에게 - <자퇴를 생각하는 이유>

by Joyfully 2020. 7. 30.

아들이 고등학교때 담임선생님께 상담신청을 한적이 있다. 아들은 자퇴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었기 때문에 선생님과 상의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생님, 사실 우리 아이가 작년에 자퇴를 하고 싶어합니다."라고 이야기를 했다. 그때 선생님은 "어휴! 그놈의 자퇴."라고 말씀하시면서 웃으셨다. 선생님은 이미 많은 아이들에게서 자퇴라는 이야기를 들었고 그런 아이들이 귀여워 보이시는 것 같았다.


 

    "엄마, 나 자퇴하고 싶어!"


 고등학교 1학년이 된 아들은 나름의 계획을 가지고 학교생활을 시작했다. 자신이 원하는 대학을 목표로 계획적으로 공부해 나갔다. 대학입시와 맞물려 있는 고등학교는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은 시간이다. 모두 열심히 공부하고 있지만 선생님이 해주시는 충고는 부담으로 다가올 테고 공부를 잘하는 아이든 못하는 아이든 서로 경쟁자가 되어 서로를 뛰어넘고 싶어 할 것이다.

 

아들은 그런 학교가 싫다고 했다. 경쟁적인 분위기와 그걸 부추기는 선생님, 끝날 것 같지 않은 대결구도가 숨 막힌다고 했다. 선생님이 더 열심히 공부하길 바라는 마음에 하신 이야기도 아이들은 상처를 받을 수도 있고 자존감이 바닥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 아들도 자존감이 바닥을 치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학교는 어차피 줄 세우기를 하는 곳이니 1등이 있으면 꼴찌가 있다. 공부를 못하는 건 죄가 아닌데 왠지 죄인인 것 같고,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 위주로 돌아가는 듯한 느낌에 더 위축되는 것 같았다. 아들은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는 없다고 했다. 인간관계, 친구들이 경쟁자가 되는 것, 학교생활이 대결구도가 되는 상황이 힘들다고 했다.

 

많은 학생들이 자퇴에 대해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을 것이다. 담임선생님이 "어휴! 그놈의 자퇴."라고 말씀하시는 걸 보면. 그 아이들도 우리 아들처럼 중학교와는 달라진 학교 분위기와 압박감이 있었을 것이다. 어쩌면 지금까지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자신의 진로에 대한 고민을 진지하게 했을지도 모른다. 

 

 

아이들은 자퇴를 진지하게 고민하기도 한다.

                                         

 

나는 자퇴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학교를 맹신해왔던 우리 세대는 감히 자퇴라는 말을 입에 올리는 것조차 조심스럽기도 하다. 하지만 피한다고 될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왜 아이들이 자퇴를 생각하고 있는지 아이들의 입장에서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자퇴를 생각하는 이유>

 

* 회피

 지금 처해있는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다. 쉴 틈 없이 몰아붙이는 학교 수업과 일정들, 입시를 전제로 하는 학교생활에서 오는 아이들 간의 관계도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 있다. 거기에 가족들이 가지는 과도한 관심과 기대,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는 생각, 열심히 공부해도 오르지 않는 성적도 아이들을 힘들게 한다. 도무지 끝날 것 같지 않는 시험과 평가, 대학 진학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더 나아가 미래에 대한 불안감도 있다. 나는 고3 때 안개가 자욱한 낭떠러지 끝에 발끝으로 서 있는 기분으로 보냈던 것 같다.  사람은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수준의 과제가 주어지면 회피하고 싶어 진다. 이 모든 것에서 벗어나는 방법으로 자퇴를 꿈꿀 수도 있다.

 

 

* 입시전략

 대학입시를 수시전형과 정시전형으로 구분하고 수시전형을 크게 학생부 종합전형과 학생부 교과전형으로 구분한다. 결국 아이들이 학생부 종합전형, 학생부 교과전형, 정시의 유형으로 대학에 진학하게 된다. 수시를 준비하면서 수능을 준비하기도 하지만 현실적으로 학생부 종합전형을 준비하면서 수능까지 준비하는 것이 만만치 않은 일이다.

 

고등학교 1학년이 되면 많은 아이들이 학생부 종합전형을 준비한다. 학생회, 동아리, 각종 대회, 봉사활동, 독서, 세특을 위한 활동까지 의욕적으로 챙기기 시작한다. 중간고사, 기말고사를 마치고 한 학기가 지나면 학종을 위한 활동과 학교 시험, 수행평가까지 모두 챙기는 것이 부담스럽게 느껴져서 교과전형을 목표로 하는 아이들이 많아진다고 한다.

 

결국 학종을 위한 비교과 활동을 계속하는 학생들은 소수의 학생들만 남게 되고 나머지는 중간, 기말고사를 위한 공부에 집중한다. 이것도 2학년이 되면 점점 오르지 않는 내신 때문에  일부는 정시파가 되기도 한다. 내신을 포기하고  1년 동안 수능 준비를 하면 고득점이 가능할 것 같기 때문이다. 이때 학교생활이 시간낭비 같은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수능 준비를 위해서 시간을 쏟아부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럴 때 자퇴를 생각할 수밖에 없는 시간이 계속된다.

 

 

* 진로선택

 직업 중에서 대학에서 꼭 전공을 해야 하는 직업이 있다. 대학교육과정을 통해서 자격이나 면허를 취득해야 하는 경우다. 반면에 굳이 대학의 학력이 필요로 하지 않는 직업도 있다. 그런 직업이 목표인 아이들은 대학이 과연 꼭 필요한가를 생각하게 된다.

 

예체능을 꿈꾸는 경우나 기술을 요하는 일을 바로 시작하고 싶은 경우, 자영업을 하고 싶은데 관련학과를 찾지 못하는 경우, 공무원이 목표인 경우 등 다양하다. 고등학교 자퇴 후 검정고시를 한 다음 자신의 꿈을 향해서 경험을 쌓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세 가지 이외에도 많은 이유가 존재할 수도 있다. 개개인의 각각의 이유는 항상 존재하기 때문이다. 다만 이 세 가지는 아들이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학부모인 내가 느꼈던 이유 이기도 하다. 한 가지를 덧붙이자면 학부모로서 받는 스트레스를 내려놓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다.

 

학교 시스템에 끌려다니기보다 학교를 벗어나면 더 유연한 시선으로 아들을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또 성적과 학생부는 누적되어서 반영되므로 이미 지나간 시간을 돌이킬 수 없는 단점이 존재한다. 뒤늦게 공부하고자 하는 마음이 생겨 공부를 아무리 열심히 해도 최상위 학교는 도전의 기회조차 못 가질 수도 있다. 그런 이유로 자퇴 후 정시를 도전하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여러 가지 이유는 존재하지만 정작 자퇴는 아이가 선택해야 하는 문제이고, 어떤 걸 선택하든 그에 따른 부담은 항상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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